
※ 발행일 : 2020년 12월 24일 / 저자 : 여신욱 / 출판사 : 토네이도 / 카테고리 : 재테크일반
서른여섯, 은퇴하기 좋은 나이'라는 제목을 마주하였을 때, 젊은 나이에 어떻게 재정적으로 독립을 한 FIRE 족이 될 수 있었을까 라는 호기심이 구매를 이끌었다. 과연 저자는 얼마를 벌었을까? 얼마를 벌어야 마흔 이전에도 은퇴를 하여 삶을 영위할 수 있을까? 이 책을 통해서 그러한 의문의 해답을 찾아갈 수 있기를 기대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자가 얼마나 벌어놨는지 알 수 없었고, 또한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물론 저자가 책을 펴낸 시점에서는 스스로 밝히길 대기업재직 당시 연봉 이상의 수익으로 생활한다고 밝히기는 하였다.(저자는 삼성전자에서 디자인 업무로 5년여간 일했다고 한다)
하지만 FIRE 족 하면 으레 생각하기 마련인 많은 자산을 보유하여 자유로운 백수? 의 삶을 사는 것과는 거리가 있었다. 실제로 저자는 그만한 돈을 모으지 못했다. 적어도 이 책이 발간되는 시점에서는 말이다. 어찌 보면 책 제목에 낚였다고도 볼 수 있었지만(낚였다기보다는 나의 본심과 욕망이 왜곡해서 받아들였을 수도), 이 책을 읽는 동안 속았다는 기분 나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단순히 어떻게 해서 돈을 얼마나 모아서 불렸느냐 하는 방법론이 아니라, 자유로워진다는 것, 은퇴라는 것, FIRE라는 것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FIRE 란 글자 그대로 빠른 시간 안에 많은 부를 얻어서 재정적으로 독립을 하여 이른 은퇴를 하고 여생을 편안하고 자유롭게 보내는 것이다. 하지만 FIRE족들에게 FIRE란 단순히 부자가 되어 이른 시기에 자유로운 소비를 만끽하며 여유롭게 사는 것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에게 FIRE는 그들 "삶의 통제력"을 되찾아 오는 것이다.
통제력을 되찾아 온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이것이 바로 '자유로워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대다수의 사회인들은 직장에 소속되어 있다. 그래서 가기 싫어도 출근해야 하고, 하기 싫어도 일을 해야 한다. 마주 보기 싫은 사람과도 함께 지내야 한다. 내가 스스로 내 시간과 내 일과 내 환경을 통제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그렇게 자신의 시간을 대가로 월급을 받으며 생활한다.
반면에 FIRE족은 하루를 오롯이 자신이 통제한다. 어떤 일에 얼마만큼의 시간을 보내든 스스로 결정하고 소비하며,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원하는 사람과 하루를 보낼 수 있다. 여기에서 나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사람들이 갖는 의문은 "그래서 도대체 얼마를 가지고 있어야 그렇게 살 수 있는데?" 일 것이다.
하지만 FIRE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면, 중요한 것은 부의 크기가 아니게 됨을 알 수 있다. 액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은퇴생활을 위해서 '수익이 소비보다 더 큰 구조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렇다면 월 100만 원으로도 FIRE 가 될 수 있다. 수익이 매우 크다면 월 수천만 원의 FIRE가 될 수도 있다. 문제는 돈의 크기가 아니라 '수익> 소비'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구조에 있다.
혹자는 이렇게 반문할 수도 있다. "월 100이면, 그냥 입에 풀칠하는 수준으로 연명만 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돈에 집중하면 당연히 그런 회의감이 들 수 있다. 하지만 강조하듯이 FIRE의 궁극적 목표는 "통제력의 탈환"에 있다. 내 삶을 내가 오롯이 컨트롤할 수 있다면 월 100만 원의 삶도 만족스럽고 행복한 삶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FIRE라는 용어에 은퇴라는 단어가 있기 때문에 일을 안 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FIRE 족이 반드시 일은 안 하고 백수처럼 지내는 것은 아니다. 물론 일부 FIRE 들은 노동은 전혀 하지 않고 자산 수익으로만 삶을 즐기기도 한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FIRE들은 돈이 많고 적고를 떠나서 무언가 '일'을 한다. 그런데 그 일은 "자신이 통제력을 갖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삶의 통제력에 본질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면 FIRE 족도 일을 하며 수입을 보충하기도 한다. 저자도 마찬가지이다. 수입을 보충하기 위해서 일을 하지만 그 일이 자신의 행복한 일상(루틴)을 방해하지 않도록 조절하여 행한다. 그렇기에 FIRE는 자유롭고, 완벽하지 않지만 '행복하다' 고 자신있게 말한다.
저자는 그래서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얼마가 필요한가 가 아니라 어떻게 살고 싶은가를 고민할 수 있어야 진정 행복하고 여유 있는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얼마에 집중하는 한, 그 목표를 달성하고 나면 이어서 찾아오는 것은 공허함이다.
물론 재테크 서적답게, 블로그와 유튜브 활동, 클래스 101에서 주식강의를 하는 저자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경제적 자유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과 실제적인 지침들도 소개를 해준다. 딱히 새로울 것은 없다. 여느 재테크 서적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내용들이다. 그렇다고 쓸모없는 지식이라는 것이 결코 아니다. 그만큼 검증되고 성공가능성이 높지만, 실천하기는 매우 어려운 내용이라는 것일 뿐이다.
저자도 결국은 실천력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나는 기꺼이 이것을 선택한 사람이라고 생각' 하면서 '이미 나는 부자'라는 정체성을 갖고 행동하고 실천하라고 말한다. 이 책의 의의는 재테크 방법에 있기보다는 어떤 삶을 살 것인가, 어떤 마인드(정체성)를 가지고 고민하고 실천할 것인가를 생각해보게 해 준다는데 있다. 그것이 저자가 말한 '느린 이야기'이자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END.
목차를 보고 싶다면 : https://blog.naver.com/latebloomer2023/223060354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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